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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문 | 성서공회에 보내는 편지(19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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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0-11-10 13:19 조회7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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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남 이상재 선생 옥사 기록 공소산음>(곽신환 외 저, 서울: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2012년)에서 발췌하였다. 이 책 안에는 1902년 개역당 사건으로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이상재, 이원긍, 김정식, 홍재기 등의 개혁파 인사들이 성서공회로 보낸 감사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었다. 이들은 1902년 개혁당 사건으로 구금되어 복역 중 1903년에 기독교 신자가 되었고, 1904년 3월에 석방되어 옥중 동지들과 함께 연동교회에 입교하였다. 이 때 이들과 함께 수감되어 있던 유성준은 후에 <신약전서 국한문>(1906년)의 번역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1903년 1월에는 감옥 안에 도서실이 설치되고, 벙커(D. A. Bunker) 게일(J. S. Gale) 등과 중국에 있던 선교사들이 300종 520여 권의 서적을 제공하였다. 정치범으로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이들은 성서공회의 도움으로 많은 서적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편지를 보냈다. 특히 신구약 성경을 읽고 감옥 안에서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었다는 사실과 기독교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기록하고 있다.

두정 홍재기

(두정 홍재기 : 홍재기는 중추원의원(中樞院議員)이었고, 출옥 후 대한구락부(大韓俱樂部) 총무 등의 일을 맡았다. 대한구락부는 친목과 문화운동을 목적으로 1905년 11월에 결성되었다. 회원은 200여 명이었며, 민중을 계몽하고 민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연설회 등을 개최하였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무엇을 위하여 살아가는가? 진실로 하늘 아버지가 빚어내고 녹이고 감응하고 변화시킴이 아니면 어떻게 생육하겠는가? 순식간에 물욕에 가리어서 그 애초의 참된 근원을 까마득하게 알지 못하게 되니 어찌 스스로 안타깝지 않은가.
임인(1902)년 봄 갑자기 죄를 뒤집어쓰고 여러 달 포승줄에 묶여 감옥에서 보냈는데, 무슨 행운인가! 감옥을 관리하는 부서에서 옥에 학교를 세워 뭇 죄수들을 교육하였다. 성서공회에서 이를 듣고 즐거워하여 신·구약 성경과 여러 사상가들의 교습책을 많이 가져와 배울 것을 권면하여 읽어볼 수 있게 되었는데, 여러 달 침잠하여 공부하니 뒤덮은 띠풀이 홀연히 걷히듯 갑자기 생각이 일어나 본원을 탐구하여 끝없는 경지를 회복하니, 하루라도 이 책이 없으면 안 되고 하루라도 이 가르침이 없으면 안 되었다.
모든 말씀이 측은히 여기고 애달파하는 마음과 따뜻한 사랑이니 하늘이 비추는 곳에 빛이 없는 곳이 없다. 항시 경외의 마음을 지니고 선을 행하고 악을 범하지 않으니 대주재이신 상제와 그리스도 예수께서 거울 같이, 형체를 따라다니는 그림자 같이 감찰하신다. 하늘에는 현존하는 도가 있어 선을 행하면 복이 되고 악을 범하면 재앙을 받으니, 나의 동포들이여! 발분하여 선을 행하고, 손을 잡고 이 진리를 함께 즐길 것을 진실로 바란다.

출처 : 2012년 성서한국 여름 58권 2호,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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