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의 글자가 믿음의 증거가 되다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6-06-15본문

요르단 거주 이라크 난민 기독교 여성들이 만든 ‘ن’ 자수 책갈피 (요르단성서공회 제공)
아랍어 글자 ‘ن(눈)’은 한때 이라크 기독교인들에게 죽음의 표식이었습니다. 2014년, IS(이슬람 무장단체)가 이라크 북부의 유서 깊은 도시 모술(Mosul)을 점령했을 때, 이 글자는 기독교인을 뜻하는 ‘나스라니(Nasrani)’의 첫 글자로 집 대문에 새겨졌습니다. 모술은 2천 년 이상 기독교 공동체가 뿌리내려 온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ن’이 표시된 집의 재산은 몰수당했고, 가족은 쫓겨났습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모든 것을 잃은 채 요르단으로 피신했습니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흐른 지금, 요르단의 한 작업실에서 이라크 난민 여성들이 바늘을 들고 앉아 있습니다. 공식적인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난민의 처지에서, 손으로 만든 자수와 의류는 그들이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 중 하나입니다. 그들의 손끝에서 한 땀 한 땀 만들어지는 것은 바로 그 ‘ن’ 자수 책갈피입니다. 두려움의 상징이었던 글자가 이제 믿음의 증언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집도, 안정도, 고향도 잃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여전히 그 모든 것보다 가치 있습니다.”
- 이라크 출신 기독교 난민 여성, 요르단 거주
오늘도 요르단에는 사이렌이 울립니다. 인근 지역의 분쟁 여파로 미사일과 드론이 영공을 가로지르고, 아이들은 경보음에 잠을 깨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움이 깊어질수록 성경 앞으로 모여드는 발길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핍박의 기억을 수로 새기는 그 손끝처럼, 요르단의 성도들은 오늘도 말씀을 붙들며 살아갑니다.
